2022년 8월 5일 금요일

코로나...


코로나에 걸렸다.
오랫동안 감염 안되고 잘 지내왔는데, 결국 걸렸다.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대충 짐작은 가는데, 요즘은 이런 것들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보니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시고 있는 어머니는 PCR 검사 결과 음성이어서 부랴부랴 다른 집으로 옮겨 드리고, 지금은 나 혼자 자가격리 중이다.

어제 확진 판정 받았는데, 온 몸의 통증이 견디기 힘들 정도여서 보건소를 비롯해 119 등 여기저기 전화해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아무데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
아, 물론, 야간 당직 병원을 가보라는 말을 들었으니 그것도 도움이라면 도움이 되겠다.
너무 아파서 처음엔 응급실에 가려고 했는데, 119 에서 하는 말이 코로나 환자는 응급실에 갈 수 없다고 한다.
다른 환자들에게 전염이 될 수 있어서.
보건소와 구청 당직실 등 여기 저기 전화해서 내가 얻은 결론은 이런 상황에서 국가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끔 뉴스에서 코로나 환자들이 자택 격리 중에 사망하는 사례가 나왔었는데, 내가 걸려보니 그런 뉴스들이 남일 같지 않았다.

그리고, 보건소를 비롯해 관련 업무를 보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엔, 누구나 자동차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갖고 있을거란 전제가 깔려있었다.
그거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 사람들도 코로나에 감염될 수도 있는데, 그에 대한 세세한 지침이 전혀 없었다.
나도 차가 없다고 했더니 병원까지 걸어서 가란다. 그게 방역 지침이란다.
아파 죽겠는데 어떻게 그 먼 병원까지 걸어가냐고 했더니 지침이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암튼, 어찌어찌하여 병원까지 가서 진통제 주사 맞고 어제 밤부터 오늘까지 약을 먹으면서 다행히 통증이 좀 가라앉았다.
인후통이 점점 심해지고는 있지만, 어제의 전신 통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이번에 이렇게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내가 느낀 건 결국 각자도생의 길이구나 하는 점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방역은 없고 방치만 있다.
만약 전쟁이라도 난다면 과연 그런 상황에서 국가가 국민을 돌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정도 위기 상황도 대응을 잘 못하는데, 전쟁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 과연 국가가 제대로 돌아갈까 싶었다.
전시에 필요한 생필품과 식량을 제대로 국민들에게 배급할 수 있을까 ? 그런 매뉴얼이 과연 갖춰져 있을까 ?
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오래전에 재난가방이 한창 유행인 적이 있었다.
난, 그런걸 보면서 사람들 참 요란하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런 것이 오히려 필요하겠구나 싶다.
국민들이 각자 알아서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것.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이 나라의 모습인 것 같다.

쓰다보니 글이 좀 너저분해 보이는데, 암튼 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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