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31일 토요일

<조국의 시간>

 


<조국의 시간>


오래전 프랑스 영화 중에 <바이올린 플레이어 (The Violin Player, Le Joueur De Violon)>라는 영화가 있었다.
제작 년도를 찾아보니 1994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에 개봉이 되었고, 나도 그때 이 영화를 봤다.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단성사에서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본 직후 나는 영화의 OST 음반을 구매했었고, 지금도 소장하고 있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는 바이올린 연주자가 파리의 하수구에서 작은 배를 타고 가며 바흐의 샤콘느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15분 조금 안되는 샤콘느 전곡을 연주하는 장면이다.
연주를 하는 동안 도시의 지하 하수구에 살고 있는 노숙자들과 부랑인들은 감동에 젖은 눈빛으로 이 연주자를 지켜보며 음악을 듣는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과 지성이 이들을 감싸기라도 하는 것처럼 음악은 화면 속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게 된다. 그리고 화면 밖 모든 이들에게도...

지금 우리에게도 바이올린 연주자처럼 한 줄기 빛과 지성과 감동을 주는 이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파리의 부랑자들과 다르게 이 사람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하수구의 부랑자들은 바이올린 연주자에게 왜 자신들과 같은 부랑자가 아니냐고 따지지 않는다.
자신이 받고 있는 빛과 감동과 지성이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고,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어둠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쥐떼들의 소리에 파묻혀 아우성을 치고 있다. 심지어 그에게 연주를 권했던 이들조차도...

나는 이 연주자에게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다. 연주자가 이 험한 세상을 잘 버텨 훗날 우리가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랄뿐이다.


* 사족 : 책에 대한 후기나 서평이 굳이 필요할 것 같지 않아 오래전 봤던 영화 이야기로 글을 썼다.
나는 조국 교수가 영웅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홀로는 약하디 약한 개인들을 거대한 물결로 만들 수 있는 식견과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서 조국 교수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솔직한 내 개인적인 생각은, 이 땅에 트럼프의 시대가 올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2021년 7월 30일 금요일

코스타리카 로스 앙헬레스 돈 카이토 (CostaRica Los Angeles Don Cayito) - 커피리브레

 


코스타리카 로스 앙헬레스 돈 카이토
(CostaRica Los Angeles Don Cayito)

커피리브레
(Coffee Libre)


- 농장명 : 돈 카이토 (Don Cayito)
- 마이크로 밀 (Micro Mill) : 로스 앙헬레스 (Los Angeles)
- 농장주 : 히카르도 칼데론 가족 (Ricardo Calderon Family)
- 지역 : 따라주, 산타 마리아 데 도타 (Santa Maria de Dota, Tarrazu)
- 재배 고도 : 1900 m
- 품종 : 카투아이 (Catuai)
- 가공 방식 : white honey

- Cupping note : 오렌지, 복숭아, 무화과, 밸런스


이번 원두는 원래 내가 사려고 했던 원두는 아니었다.
원래는 다른 원두를 구매하고 주문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는데, 리브레 측에서 연락이 와서 재고가 소진되었으니 환불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환불보다는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이 원두 코스타리카로 보내달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생각해보니 리브레 측이 참 시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은 제품이 없으면 다른 제품을 소개하기 마련인데, 아주 심플하게 환불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걸 보고 좀 의외였다.
자주 이용한 건 아니지만, 꽤 오래전부터 리브레를 이용했었는데,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이나 리브레 특유의 시크함이 너무 뚜렷한 것 같다.
제대로 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리브레로부터 받는 느낌은, "살려면 사고 말려면 마세요." 딱 이거다.
뭐 이건 말 그대로 "느낌"일 뿐이니 객관적 데이터는 아니다. 더군다나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니 혹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은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암튼, 뭐 그래서, 이번 커피를 마셔보니, 그냥 무난한 커피였다.
원두를 분쇄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과일향과 견과의 고소함, 그리고 단향 등이었다.
그밖에 약하게 floral 계열의 향이 있었고, 허브 향도 있었다.
과일향이나 허브 향 등은 구체적으로 어떤 향인지 구분하기 어려웠고, 단향은 연한 카라멜 비슷한 느낌이었다.
허브 향 같은 경우는 두 종류가 느껴졌는데, 하나는 얼핏 고수향 비슷하기도 했고, 다른 하나는 분명 익숙한 향인데도 잘 모르겠더라.
근데, 고수가 허브에 속하는건지 향신료에 속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암튼, 그랬다.

추출하면서 느껴지는 향들도 비슷했다.
다만 과일향에서 citrus 향이 느껴졌는데 이것을 오렌지라고 하기엔 여러모로 좀 부족했다. 상큼함도 부족하고...
그밖에 분쇄커피에서 느껴졌던 허브 향도 있었고, 견과의 고소함이 또한 뚜렷했으며, 연한 카라멜 뉘앙스의 단향이 있었다.

마실 때도 향미는 비슷하게 느껴졌다.
과일향에서 역시나 오렌지라고 하기엔 좀 부족한 citrus 향이 있었고, 견과의 고소함과 기분좋은 단맛이 있었다. 견과의 고소함은 향에서부터 맛까지 계속 일관되게 뚜렷했고, 추출을 진하게 내렸을때 복숭아 뉘앙스가 약간 느껴졌다.
입안에서의 촉감은 진하게 내렸을 때 꽉찬 느낌으로 바디감이 좋았고, 연하게 내렸을 때는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또한, 진하게 내릴때 단맛과 바디감이 더 좋았고 신맛도 더 강했는데, 신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신맛과 단맛의 균형을 생각한다면 너무 연하게 내리는 것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바디감 같은 경우는 하리오 보다는 칼리타로 내릴 때 조금 더 좋았지만, 튀지않고 무난하게 즐기기 원한다면 하리오로 내리는 게 조금 더 괜찮은 것 같다.

이런 저런 말들을 적긴 했는데, 그냥 적당하고 무난한 커피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큰 기대도, 큰 실망도 없는 커피...


2021년 7월 29일 목요일

The Tulip and Cygnus X-1

 


The Tulip and Cygnus X-1


- Image Credit & Copyright : Carlos Uriarte


백조 자리 (Cygnus, the Swan) 방향으로 약 8000 광년 거리에 있는 Tulip Nebula 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중심부에서 약간 위에 있는 성운이 Tulip Nebula 인데, 성간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진 구름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밝게 빛나고 있다.
1959년에 천문학자 Stewart Sharpless 에 의해 Sh2-101 으로 명명된 Tulip Nebula 는 폭이 70 광년 정도이고, 성운에서 붉은색과 초록색 그리고 파란색 등은 각각 황 이온, 수소 이온, 산소 이온의 빛에 해당되는 색들이라 한다.
한편, O형 분광계열에 속한 별 HDE 227018 을 포함한 Cygnus OB3 association 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젊은 별에서 자외선이 방출되고 있는데, 이 자외선에 의해 원자들이 이온화되고 Tulip Nebula 의 발광(emission)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밖에 이 사진에는 Cygnus X-1 이 자리하고 있는데, Cygnus X-1 은 우리 밤하늘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X-ray 발원지 중 하나이며 블랙홀이다.
한편, 블랙홀의 강착 원반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제트에 의해 만들어진 희미하고 푸르스름한 충격파면 (shock front) 을 사진 속 Tulip Nebula 의 상단에서 볼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29.html 이곳에서...

* 참고로, OB association 는 분광 계열이 O와 B 에 속한 별들의 느슨한 집합체인데, 보통은 아주 뜨겁고 무거운 별들이고 수명은 짦으며 아주 강한 자외선을 방출하고 있다.


2021년 7월 28일 수요일

Ring Galaxy AM 0644-741

 


Ring Galaxy AM 0644-741


- Image Credit : NASA, ESA, Hubble, HLA; 
- Processing : Jonathan Lodge


남쪽 별자리인 날치 자리 (Volans) 방향으로 약 3억 광년 거리에 위치한 Ring Galaxy, AM 0644-741 의 모습이다.
생긴 모습때문에 Ring Galaxy 라 불리우고 있는 이 은하는 파란 빛을 띄는 고리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이 고리는 아주 밝고 무거운 새로 태어난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름이 150000 광년이나 되는 AM 0644-741 은 사실 두 은하의 충돌로 인해 만들어졌는데, 보다 작은 은하가 더 큰 은하를 관통하고 지나갔고, 그렇게 두 은하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중력 붕괴가 일어나 은하의 고리 형태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렇게 두 은하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실제 별들이 충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또한, 은하간 충돌 과정에서 성간 가스와 먼지들이 압축되어 별이 만들어지는 상황이 마치 연못의 물결처럼 퍼져 나갔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사진 속 배경에 찍힌 다른 은하들은 대부분 AM 0644-741 와는 별 관련이 없는 은하들인데, 다만 오른쪽 상단에 있는 은하가 은하간 충돌을 일으킨 작은 은하이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28.html 이곳에서...


2021년 7월 27일 화요일

Fleming's Triangular Wisp

 


Fleming's Triangular Wisp


- Image Credit & Copyright: Anthony Saab


복잡하게 보이는 이 필라멘트들은 Veil Nebula 에 속해 있는 가스 필라멘트인데, 백조 자리 (Cygnus) 방향으로 약 2400 광년 (평균 거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Veil Nebula 자체가 초신성 폭발의 잔해인데, 별의 폭발로 인해 만들어진 성간 구름들이 팽창하고 있는 상태이며, Veil Nebula 를 만든 초신성 폭발은 약 5000 년 전에 지구에서 볼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사진 속의 필라멘트들은 기다란 물결처럼 보이는데, 파란 색과 붉은 색은 각각 이온화된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로 인한 것이고, 길이는 약 30 광년 정도라 한다.
참고로, 이 필라멘트를 Pickering's Triangle 또는 Fleming's Triangular Wisp 라 하는데, 앞의 것은 Harvard College Observatory 의 소장 이름을 딴 것이고, 뒤의 것은 최초 발견자인 천문학자 Williamina Fleming 의 이름을 딴 것이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27.html 이곳에서...


2021년 7월 26일 월요일

CG4 : A Ruptured Cometary Globule

 


CG4 : A Ruptured Cometary Globule


- Image Credit & Copyright : Nicolas Rolland & Martin Pugh


사진의 중심부를 보면 뭔가 괴생명체의 발톱 같은 것이 바로 앞에 있는 은하를 잡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 흥미로운 모습인데, 이 괴생명체의 발톱 같은 것은 가스 구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머리 부분과 길게 늘어진 꼬리부분으로 이루어진 혜성형 구상체이다. 말 그대로 혜성을 닮았다 하여 혜성형 구상체라고 한다.
CG4 로 알려진 이 구상체는 실제로는 그 안에서 많은 별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특히 머리 부분에 젊은 별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한편, CG4 의 머리 부분이 이리저리 찢어진 형태로 되어 있어 괴물의 발톱처럼 보이는데,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고 한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26.html 이곳에서...


2021년 7월 22일 목요일

Over the rainbow - bob marley


Over the rainbow

Bob marley


네이버 블로그 이웃인 아름드리 님 블로그에서 듣고 좋아 공유해 봤다.

NGC 7814 : Little Sombrero with Supernova

 


NGC 7814 : Little Sombrero with Supernova


- Image Credit & Copyright : CHART32 Team


페가수스 (Pegasus) 자리 방향으로 약 4000 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은하 NGC 7814 의 모습이다.
Sombrero Galaxy 라 불리우는 M104 와 비슷하게 생긴 모습 때문에 Little Sombrero 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Sombrero Galaxy 와 Little Sombrero 두 은하 모두 나선 은하인데, 지구에서 봤을때 납작하게 옆으로 보이다보니 이렇게 중심부는 밝은 빛으로 부풀어 보이고 그 중심을 먼지층이 가로질러 지나는 것처럼 보여지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두 은하의 크기가 비슷한데, Little Sombrero 가 더 멀리 있다보니 더 작고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고, Little Sombrero 의 지름은 약 60000 광년 정도이다.
한편, 이 사진은 지난 7월 17일에 촬영된 것으로, 사진상에서 은하 중심부 바로 왼쪽 옆에 밝은 빛을 내는 별이 있는데, 이것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별이고 SN 2021rhu 라 명명되었는데, Type Ia 초신성으로 분류되고 있다.
참고로 Type Ia 초신성은 쌍성계에서 발생한 초신성 폭발로서 두 별 중 하나가 백색왜성인 쌍성계라 한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22.html 이곳에서...


2021년 7월 20일 화요일

Thor's Helmet

 


Thor's Helmet


- Image Credit & Copyright : Bernard Miller


큰 개 자리 (Canis Major) 방향으로 약 15000 광년 거리에 있는 발광 성운 NGC 2359 의 모습이다.
그 형태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Thor 의 헬멧을 닮았다 하여 Thor's Helmet 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성운이다.
폭이 약 30 광년 정도되는 NGC 2359 는 중심에 위치한 거대 항성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항성풍에 의해 부풀려져 있어 성간 버블에 가까운 상태이다.
또한, 성운의 중심에 있는 이 별은 Wolf-Rayet star 인데, 아주 뜨겁고 거대한 항성으로 현재 초신성 폭발 전단계로 추정되며, 앞으로 수천년 내에 폭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20.html 이곳에서...

* Wolf-Rayet star : 표면 온도가 아주 뜨거우며 (3만 ~ 20만 K) 강력한 항성풍 (2000 km/s 이상) 으로 인해 자신의 질량을 상실하고 있는 별들이다. (우리 태양이 태양풍으로 상실하는 질량의 약 10억배 정도를 상실한다고 한다.)


2021년 7월 18일 일요일

The Andromeda Galaxy in Ultraviolet

 


The Andromeda Galaxy in Ultraviolet


- Image Credit : NASA, JPL-Caltech, GALEX


우리의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를 자외선 촬영한 사진이다.
2003년에 NASA 의 Galaxy Evolution Explorer (GALEX) satellite telescope 의 이미지 11개를 이용해 만들어낸 것인데, 가시광선으로 봤을 때는 나선팔로 보이는 것들이 자외선 이미지에서는 고리처럼 보여지고 있다.
이런 고리 부분 (나선팔)에서 많은 별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약 2억년 전에 작은 타원 은하인 M32 와의 충돌 흔적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한편, M31 로도 알려진 안드로메다 은하는 지구에서의 거리가 250 만 광년 정도이고, 지름은 약 230,000 광년으로, 안드로메다와 우리 은하는 우리 은하단에 속한 여러 은하들 중에 가장 큰 은하들이다.
또한, 수십억년 후에, 그러니까 우리 태양이 지구를 삼켜버릴 정도로 크게 팽창될 쯤에 안드로메다 은하와 우리 은하가 서로 충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18.html 이곳에서...


2021년 7월 17일 토요일

과테말라 호르헤 (Guatemala Jorge) - 테라로사

 


과테말라 호르헤
(Guatemala Jorge)

테라로사
(Terarosa)


- 지역 : Cuilco, Huehuetenango
- 농장 : Buena Esperanza
- 농장주 : Jorge Castillo
- 재배 고도 : 1900 m
- 품종 : Bourbon, Catuai
- 가공 방식 : washed
- 수확 : 2020년 1~3월

- tasting note : 건포도, 자두, 캐러멜, 굿 밸런스


이번 원두는 테라로사의 과테말라 호르헤 이다.
원두 리스트에 올라온지는 꽤 되었고, 관심만 두고 있다가 이번에 구매해봤는데, 홈페이지 들어가보니 지금은 리스트에 없는 원두이다. 아마도 내가 막차를 탔던 모양이다.

테이스팅 노트에 건포도와 자두, 카라멜 등이 적혀있어 골라봤는데, 늘 그렇듯이 나는 이런 향미들을 잘 느끼지 못했다.
암튼, 분쇄하면서 느껴지는 향들 중에 가장 뚜렷하게 다가온 것은 견과의 고소함이었다. 고소한 향이 참 좋았다.
그리고, 기본적인 floral 과 fruity 계열의 향들과 멋진 허브의 향이 있었고, 매번 느낀 것은 아니지만 가끔 풀 향과 카라멜 등이 느껴졌다.
그중 좀 특이했던 건, 뒤에 느껴지는 향 중에 어찌보면 진한 초콜렛 소스 같은 향이었다가 또 어찌보면 된장 메주 같은 향이었다가 하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좀처럼 정확하게 특정짓기는 어려웠다. 
아무래도 된장 메주는 내가 생각해도 좀 이상하다. 나의 착각 아닐까 싶긴 한데 잘 모르겠다.
기본적인 floral 이나 fruity 향들은 특별하지 않고 가벼운 정도였다.
다만, 허브향이 매력적이었는데, 정확히 모르는게 참 아쉬울 뿐이다. 민트 계열은 아닌데 참 좋았다.
추출커피 향 또한 비슷했는데, 다만 단향에서 시럽이나 흑설탕 같은 뉘앙스를 느낀 적이 몇번 있었다.
딱 한번 지푸라기 뉘앙스를 느꼈는데, 이것도 아마 나의 착각일 듯 싶다.

마시면서 느껴지는 향미들은 대체로 과일과 고소함, 단맛 등이었다.
내가 느낀 과일 맛은 주로 포도와 크랜베리, 약한 citrus 등이었고, 고소함은 역시나 견과의 고소함, 그리고 단맛은 흑설탕의 뉘앙스가 있었다.
특히, 물줄기를 좀 굵게 하면서 커피 20 g 에 추출량이 240 ~ 270 ml 정도로 추출했을 때, 단맛이 아주 매력적이었는데, 부드러우면서 입안에 착 감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만, 추출을 너무 진하게 하면 이런 단맛을 느끼기 좀 힘들었다.
그밖에 입안에서의 촉감도 부드럽고 매끄러운 느낌이 정말 좋았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다 마시고 난 후에는 부드러우면서 입안을 감고 도는 단맛의 여운이 참 좋았다.

이번 과테말라는 아주 특별한 향미를 지닌 커피는 아니지만 무난하게 즐기기는 썩 괜찮은 커피인 것 같다.
견과의 고소함과 입에 감기는 듯한 단맛, 그리고 부드럽고 매끄러운 입안에서의 촉감 등에 만족한다면 이 커피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2021년 7월 15일 목요일

The Dark Tower in Scorpius

 


The Dark Tower in Scorpius


- Image Credit & Copyright : Data - Martin Pugh, Processing - Rocco Sung


전갈 자리 (Scorpius) 방향으로 약 5000 광년 거리에 있는 먼지 구름의 모습이다.
Dark Tower 라고도 하는 이 먼지 구름은 전갈 자리 꼬리 부분을 따라 많은 별들을 배경으로 그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지와 분자 가스로 이루어진 덩어리들이 암흑 성운 내에 숨겨져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사진을 가로지르는 이 Dark Tower 의 길이는 약 40 광년 정도라 한다.
혜성형 구상체 (cometary globule,) 로 알려진 이 Dark Tower 는 산개 성단인 NGC 6231 에 속한 OB association 의 별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자외선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이 별들은 사진상에서는 상단 바로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강력한 자외선으로 인해 Dark Tower 의 둥근 머리 부분은 수소 가스의 붉은 빛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OB association 는 분광 계열이 O와 B 에 속한 별들의 느슨한 집합체인데, 보통은 아주 뜨겁고 무거운 별들이고 수명은 짦으며 아주 강한 자외선을 방출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15.html 이곳에서...


2021년 7월 12일 월요일

M27 : The Dumbbell Nebula

 


M27 : The Dumbbell Nebula


- Image Credit & Copyright : Bray Falls & Keith Quattrocchi


여우 자리 (Vulpecula, the Fox) 방향으로 약 1000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행성상 성운 M27 의 모습이다.
Dumbbell Nebula 라고도 불리우는 M27 은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행성상 성운 중 하나여서 쌍안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하다.
우리 태양도 앞으로 60억년쯤 지난 후에는 이런 행성상 성운이 될 것인데, 행성상 성운의 중심에는 뜨거운 백색 왜성이 남게 된다고 한다.
한편, 처음 관측되었던 18세기에도 M27 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어려웠지만, 과학이 발달된 현재도 이 성운의  복잡한 형태를 비롯해 많은 부분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한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12.html 이곳에서...


2021년 7월 9일 금요일

M82 : Starburst Galaxy with a Superwind

 


M82 : Starburst Galaxy with a Superwind


- Image Credit & Copyright : Team ARO, Alentejo Remote Observatory


큰곰 자리 (Ursa Major, the Great Bear) 의 북쪽 가장자리 근처, 약 1200 만 광년 거리에 위치한 은하 M82 의 모습이다.
그 폭이 약 30000 광년 정도이고, Cigar Galaxy 라고도 불리우는 M82 는 그 안에서 별들이 폭발적으로 만들어지면서 거대한 항성풍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초신성 폭발과 강력한 항성풍을 통해, M82 내에서의 폭발적인 별 생성이 엄청난 양의 가스를 우주 공간으로 방출시키는 주원인으로 보는 모양이다.
사진에서도 강력한 항성풍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은하의 중심부에서 우주 공간으로 뻩어나가고 있는 수소 원자 가스 필라멘트들이 붉은 빛을 보여주고 있다.
이 중에는 무거운 별에서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들이 풍부한 가스들도 있는데, 이 가스들은 결국 우주 공간으로 흩어져 날아갈 것이라 한다.
M82 에서 이렇게 폭발적으로 별들이 만들어진 계기는 근처를 지나던 은하 M81 과의 근접 조우 때문인데, 이런 폭발적인 별의 생성이 앞으로도 약 1억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09.html 이곳에서...


2021년 7월 5일 월요일

IC 4592 : The Blue Horsehead Reflection Nebula

 


IC 4592 : The Blue Horsehead Reflection Nebula


- Image Credit & Copyright : Adam Block, Steward Observatory, University of Arizona


말머리 성운 (Horsehead nebula)  이라 하면 우리는 흔히 가장 유명한 오리온 자리의 암흑 성운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주에는 오리온 자리의 말머리 성운 말고도 또다른 말머리 성운이 있다.
전갈 자리 (Scorpius, the Scorpion) 방향으로 약 400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IC 4592 가 바로 그것인데, 사진과 같이 말의 머리를 닮은 푸른빛의 반사 성운이다.
Blue Horsehead Nebula 라고도 불리우는 IC 4592 의 주요 부분들은 분자 구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또한, 반사 성운이라는 게 보통은 빛을 내는 별 주변에 미세한 먼지들이 둘러싸고 있으면서 별 빛을 반사하는 성운인데, IC 4592 에서 그 역할을 하는 별은 말의 눈 부분에 위치한 밝은 별이다. 이 별은 전갈 자리에 위치한 가장 밝은 항성계 중 하나인 Nu Scorpii 에 포함된 별이다.
한편, 사진의 중심에서 오른쪽으로 위치한 두 개의 별을 둘러싸고 있는 성운은 반사 성운 IC 4601 이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https://apod.nasa.gov/apod/ap210705.html 이곳에서...


2021년 7월 2일 금요일

마음을 채워주는 빵...








아주 오랜만에 빵타지아 최화영 작가님의 빵을 주문했다.
찾아보니 2016년에 마지막으로 주문해보고 이번이 처음이니 벌써 5년이나 지났다.
너무 오랫동안 주문하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동안 최화영 님 블로그에 종종 올라왔던 블루베리슈퍼깜빠뉴가 마음에 들어 이번에 주문해봤다.
모습이 사람으로 치면 듬직하고 우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느낌이라 더 관심이 갔다.
그리고, 잡곡식빵은 먹으면서 좀 놀랐다.
잡곡식빵이라는 어감이 곡물의 거친 투박함을 연상시켜서 맛도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부드러울 줄 몰랐다.
치아바타는 명불허전이고, 휘낭시에는 은은하고 우아한 풍미가 정말 일품이었다.
빵들이 뭐라 말로 표현하기 참 힘들었다. 먹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빵들이다.

빵을 먹으면서 무슨 맛이 나는 걸까 생각하는게 별 의미가 없었다. 
나는 이 빵들을 먹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배를 채우기 위해 빵을 먹었다가 오히려 마음을 채우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작은 행복감과 함께 무언가 위로 받는 느낌도 있었고, 누군가로부터 공감을 얻는 느낌도 있었다.
빵이 사람에게 이렇게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줄 수 있다는 것에 다시한번 놀라고, 늘 긴장해 있는 심장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었다.

마음이 푸근해진 느낌이다. 
빵 뿐만 아니라 무언가 음식을 먹으면서 이런 느낌을 받아본 기억이 거의 없다.
커피도 물론 좋지만, 커피에서 느끼는 것과 좀 달랐다.
커피는 지성이 깨워지는 느낌이라면, 최화영 님의 빵은 마음, 감성, 위로, 공감, 배려의 단어들이 떠올려졌다.
내가 이런 빵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참 행운이라 생각한다.
내가 느낀 이 느낌들을 많은 사람들이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을 감싸주는 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