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빵타지아 최화영 작가님의 빵을 주문했다.
찾아보니 2016년에 마지막으로 주문해보고 이번이 처음이니 벌써 5년이나 지났다.
너무 오랫동안 주문하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동안 최화영 님 블로그에 종종 올라왔던 블루베리슈퍼깜빠뉴가 마음에 들어 이번에 주문해봤다.
모습이 사람으로 치면 듬직하고 우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느낌이라 더 관심이 갔다.
그리고, 잡곡식빵은 먹으면서 좀 놀랐다.
잡곡식빵이라는 어감이 곡물의 거친 투박함을 연상시켜서 맛도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부드러울 줄 몰랐다.
치아바타는 명불허전이고, 휘낭시에는 은은하고 우아한 풍미가 정말 일품이었다.
빵들이 뭐라 말로 표현하기 참 힘들었다. 먹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빵들이다.
빵을 먹으면서 무슨 맛이 나는 걸까 생각하는게 별 의미가 없었다.
나는 이 빵들을 먹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배를 채우기 위해 빵을 먹었다가 오히려 마음을 채우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작은 행복감과 함께 무언가 위로 받는 느낌도 있었고, 누군가로부터 공감을 얻는 느낌도 있었다.
빵이 사람에게 이렇게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줄 수 있다는 것에 다시한번 놀라고, 늘 긴장해 있는 심장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었다.
마음이 푸근해진 느낌이다.
빵 뿐만 아니라 무언가 음식을 먹으면서 이런 느낌을 받아본 기억이 거의 없다.
커피도 물론 좋지만, 커피에서 느끼는 것과 좀 달랐다.
커피는 지성이 깨워지는 느낌이라면, 최화영 님의 빵은 마음, 감성, 위로, 공감, 배려의 단어들이 떠올려졌다.
내가 이런 빵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참 행운이라 생각한다.
내가 느낀 이 느낌들을 많은 사람들이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을 감싸주는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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