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티오피아 첼바 내추럴 예가체프 G1
# 케냐 카가루모 AA TOP
# 탄자니아 루부 PB TOP
# 에티오피아 루무다모
지난 2월 하순쯤 호호커피집에서 3월 커피 후보들을 보내줬다.
계속해서 멋진 커피들을 보내주니 참 고마운데, 내가 빨리 빨리 피드백을 해주지 못해서 참 미안하기도 하다.
이번엔 병원에 다닐 일이 좀 많아지다보니 더 늦어진 것 같다.
이번에 보내준 커피들은 에티오피아 두 종류와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커피들이었다.
그중 에티오피아 루무다모는 3월 커피 후보는 아니고 호호커피집 소속 바리스타가 추천하는 "은진 pick" 에 선택된 커피다.
보내준 커피들이 모두 다 맛이 참 좋았다. 어느 하나 뒤쳐지는 것 없이 개성있고 멋진 커피들이었다.
에티오피아 첼바 같은 경우, 분쇄할 때부터 달콤한 과일향이 뛰어났다.
처음엔 리치나 복숭아처럼 느껴졌는데, 계속 향을 맡다보니 또 베리류의 향 같기도 했다.
그런데, 또 계속 향을 맡다보니 그냥 과일사탕 처럼 달콤한 과일이 머리 속을 지배하게 되었다.
리치인지 복숭아인지 베리인지 명확치는 않았지만, 그 달콤함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더불어 단향도 좋았는데, 약간 무게감이 있는 바닐라나 메이플시럽 같은 뉘앙스로 다가왔다.
이런 향들은 마실 때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상큼하면서 달콤한 과일 맛이 일품이었고 바닐라 뉘앙스의 단맛도 좋았다.
또한, 1차 추출을 진하게 할 경우, 입안에서의 촉감이 silky 하다고나 할까, 아주 부드러우면서 매끄럽고 꽉찬 느낌이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달콤한 과일맛과 고소함, 단맛의 조화가 아주 좋았던 커피였다.
두 번째로, 케냐 카가루모는 전체적으로 복합적인 느낌이 좋았다.
과일맛도 그렇고 단맛도 그렇고 모두 복합적이서 어찌보면 좀 헷갈리기도 한데, 또 다르게 보면 매력적이었다.
향에서부터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자몽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자몽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과일과 섞인 듯한 복합적인 느낌이었다.
또한, 단향도 물엿, 메이플시럽, 밀크초콜렛, 카라멜 같은 것들이 연상되었는데, 어느 하나의 향으로 특정짓기 어려웠고 복합적이었다.
이런 느낌들이 마실 때에도 그대로 나타나서, 자몽 같은 과일과 쫀득한 느낌의 단맛이 인상적이었는데, 뭔가 버터를 바른듯한 자몽 느낌이기도 했고, 메이플시럽, 카라멜, 물엿 등이 연상되었다.
그리고, 입안에서의 촉감 또한 부드럽고 꽉찬 느낌이어서 좋았다.
탄자니아 또한 참 괜찮은 커피였다.
탄자니아도 향에서부터 오렌지나 자몽 같은 citrus 계열의 향이 느껴졌고, 단향도 뭔가 진득한 느낌이어서 평범하진 않았는데, 여기에 더해 뭔가 숙성된 과일이나 향신료 같은 향미가 있었다.
이런 느낌은 마실 때에도 계속 이어져 오렌지 같은 과일과 카라멜 같은 단맛이 좋았고, 향에서와 마찬가지로 숙성된 과일이나 향신료 같은 맛도 있었다.
그리고, 케냐처럼 입안에서의 촉감이 부드러우면서도 꽉찬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각 향미들이 개성 있으면서도 균형이 잘 잡힌 커피였다.
마지막으로 에티오피아 루무다모는 오렌지 같은 상큼함이 좋았다.
향에서부터 오렌지나 오렌지 껍질 같은 뉘앙스가 있었고, 조금 쿰쿰한 느낌의 치즈같은 향도 있었다.
이런 향들은 분쇄했을 때나 추출 후에나 거의 비슷했고, 마실 때에도 마찬가지였는데, 특히 1차 추출을 진하게 내리면 오렌지 같은 상큼하고 달콤한 맛이 마치 쥬스 같았다.
이런 쥬스 같은 느낌은 여운도 길었고 깔끔한 느낌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좀더 집중해서 향미들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 아쉽긴 하지만, 워낙 좋은 커피들이어서 마시는 내내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멋진 커피를 보내준 호호커피집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