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카구유
(Kenya Kaguyu)
엘 카페 커피 로스터스
(El Cafe Coffee Roasters)
- 지역 : Kirinyaga county
- 농장 : Kaguyu Factory
- 농장주 : Small holders
- 재배 고도 : 1850 m
- 품종 : SL28, SL34
- 가공 방식 : washed
- tasting note : 자두, 토마토, 오렌지
이번에도 엘카페의 원두를 주문해봤다. 늘 그렇듯이 선택 기준은 그저 테이스팅 노트였다.
자두, 토마토, 오렌지 라고 적혀있어서 별 고민없이 주문했던 것 같다.
최근에 케냐 커피를 제법 자주 접했다.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하지 않은 커피들도 있는데, 그때도 케냐 커피를 주문했었다.
원래 케냐 커피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최근에 자주 접했고 다들 나름 만족했었다.
그런데, 이번 케냐 카구유는 좀 아쉬웠다.
엘카페에서 커피 주문을 그렇게 자주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종종 하는 편인데, 이번이 가장 아쉬웠다.
선택의 기준이었던 자두, 토마토, 오렌지 향미는 전혀 느끼지 못했고 첫 추출부터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분쇄커피에서부터 다 마시고 난 뒤까지 어느 하나 뚜렷히 와닿은 향미가 없었다.
모든 향미가 조금씩 애매했고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다.
floral 부터 단맛까지 이런 저런 향미들이 있긴 했다.
floral, 과일, 향신료나 허브 같은 향, 고소함, 단맛 등등.
그런데, floral 은 평범한 향이었고, 과일은 약한 citrus 향미였으며, 향신료인지 허브인지 모를 향이 하나 있었는데 정확히 무슨 향인지 알 수 없었다.
또한, 고소함이나 단맛도 평범했는데, 다만 단맛은 일부 달고나 같은 뉘앙스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밖에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이 건어물 같은 향이었다.
마치 마른 멸치 상자를 열었을 때 느껴지는 향이랄까. 암튼 그랬다.
그리고 또 하나, 진하게 내렸을때 마시고 난 뒤에 약하게 탄맛이 느껴졌다.
그래도 입안에서의 느낌은 묵직해서 괜찮았다.
이번 커피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커피였다.
엘카페 커피를 접하면서 아쉬움을 느꼈던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좀 그랬다.
그리고, 엘카페 커피 원두 표면에서 기름이 배어나온 것을 본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이번엔 원두 표면에 기름이 꽤 배어 나왔다.
원두 표면에 기름이 배어 나오는게 문제는 아니지만, 한번도 그런 적이 없던 곳에서 그러니 좀 의외였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 원두가 바뀐 것 아닐까 생각도 잠시 했었다.
사실, 나의 커핑 능력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이런 문제를 꼭 커피 탓이라고 말하기도 좀 애매하긴 한데, 그럼에도 이번 커피는 아쉬움이 참 많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