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부터 부모님 간병을 시작했다.
아버지는 이미 같은 해 1월초부터 병원 입원을 했었고, 8월 즈음에 퇴원하여 집으로 오셨다.
7월 초에 어머니께서 허리 통증으로 꼬리뼈 근처 신경 주사를 맞고 처방해 준 약을 드신 후부터 갑작스럽게 인지 장애가 왔다.
약은 대체로 진통소염제, 근이완제 등등의 전형적인 통증 치료 약들이었다.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같은 병원의 신경과 교수 말에 의하면 통증의학과에서 처치한 주사와 처방해준 약들이 인지 장애의 원인이라고 했다.
암튼, 그래서, 이때부터 내가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의 간병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이때부터 세탁기도, 전자레인지도 사용하는 법을 잊으셨다.
하루 3시간씩 오는 요양보호사 (이하 요양사)의 도움을 받으며 그렇게 간병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이제 만 3년이 지나고 4년째 접어들고 있다.
그 사이 아버지께서는 지난 2020년 12월에 돌아가셨고, 지금은 어머니만 모시고 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어머니의 치매 증상은 조금씩 나빠지고 있고, 어제는 급기야 오랫동안 우리 집에서 일하고 계신 요양사를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
다행히 오늘은 다시 요양사를 기억해내셨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은 답답한 마음이다.
그리고, 어제 일을 겪으면서 매일은 아니더라도 어머니 간병에 대해 조금씩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정신이 흐려지는데, 나 또한 정신이 맑았던 시절의 어머니를 점점 잊어 갈까 두려워지고 있다.
어제는 오전엔 안과, 오후엔 이비인후과에 있었다.
어머니 한쪽 눈이 거의 실명 상태이고, 입과 입술, 혀 등에 나타나는 염증 때문에 통증이 심한 상태이다.
또한, 팔의 통증도 심해서 요즘은 하루 종일 아프다는 말씀과 앓는 소리를 내고 계신다.
어머니가 가장 힘드시겠지만, 하루 종일 그 소리를 듣는 나도 이젠 조금씩 힘이 부친다.
듣는 것도 잘 되지 않아서 현재 청각장애 4등급인 상태인데, 작년 11월부터 급격히 청각이 더 나빠져서 지금은 안과를 비롯해 병원에 갔을 때 이런 저런 검사 진행이 어려울 정도이다.
어제 이비인후과에서 정밀 검사를 다시 해본 결과, 보청기는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인데, 어머니의 치매 증상 때문에 더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젠 더 잘 들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 참 난감한 상황이다.
조금 전에도 주무시다 통증 때문에 괴로워하셨다.
잠을 깊게 잘 수 없는 상황이고, 잠에서 깨면 강박적으로 화장실을 가신다.
밤에 화장실 가시다 넘어질까 늘 걱정인데, 의자처럼 생긴 간이 변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시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내가 밤새 깨어있을 수도 없으니 늘 불안한 마음이다.
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시작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