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무산소발효
호호커피집
이번에도 호호커피집의 커피를 올리게 되었는데, 호호커피집 1월의 커피인 <코스타리카 무산소발효>를 접해봤다.
커피에서 '뱅쇼'의 느낌이 난다고 적혀있어서 호기심이 발동했는데, 실상 나는 뱅쇼를 먹어본 적은 없다. 다만, 무산소 발효를 했으니 아마도 그 독특한 향미는 있겠구나 생각했다.
무산소 발효 고유의 향미는 분쇄 커피부터 다 마시고 난 뒤까지 일관되게 느껴졌다.
분쇄하면서 느껴지는 무산소 발효 고유의 향은 뭔가 과일을 발효시킨 느낌이 강했다.
이 향을 맡으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모과 담근 술' 이었다.
어릴적 아버지께서 모과로 술을 담궈 놓은 커다란 유리병의 뚜껑을 열어보면 그 고유의 향이 워낙 강해서 기억에 남았는데, 커피에서 그와 비슷한 향을 맡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모과 술 같은 느낌과 함께 허브인지 향신료인지 잘 모르겠는 화한 향도 있었고, 단향도 좋았다.
추출 커피에서도 모과 술 같은 과일 발효향 같은 것이 계속 되었고, 여기에 더해 시나몬 향이 뚜렷히 느껴졌다.
그런데, 시나몬 향은 분쇄 커피보다 오히려 추출 커피에서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밖에 citrus 향도 있었고, 허브 또는 향신료 같은 향과 단향이 서로 결합된 듯한 느낌이 좋았다.
모과 술 같은 느낌은 마실 때도 지속적으로 느껴졌는데, 이때부터는 개별적으로 향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citrus 와 베리류 향들과 복합적으로 느껴졌고 여기에 시나몬과 단맛이 곁들여져서 더 좋았다.
특히, 진하게 추출했을 때는 모과 술 같았던 느낌이 연하게 추출하게 되면 과일즙이나 과일 쥬스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서 취향에 따라 추출을 조절하면 될 것 같다.
암튼, 이번 커피는 꽤 독특한 커피였다. 사람에 따라 무산소 발효 고유의 향이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개성있는 커피를 접해본다는 생각으로 마셔보면 괜찮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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