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다.
해방 직후에 우리나라가 좌익과 우익의 갈등이 심해서 여기저기서 서로를 죽이기까지 하는 일들이 많았다 한다.
아버지 고향이 경상북도인데, 이곳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익 단체들이 좌익 활동을 하던 수 많은 남성들을 죽였다 한다.
그런 와중에 좌익도 우익도 아닌 무고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희생되었고, 이를 보다 못한 할아버지 형제들이 가족을 모두 데리고 대전으로 이사를 왔다.
말이 좋아 "이사"지, "피난"을 온 셈이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아버지 고향에서는 그 이후에 남편과 아들들을 잃은 여성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생각난 것은, 요즘 우리 사회가 이때와 비슷해져 가는 것 아닌가 싶어서다.
나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죽이려고까지 한 세력들이 몸 담았던 정당을 지지하는 우리 국민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이건 좌,우익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에 대한 문제이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이다.
파시즘은 모두를 파괴한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극단으로 치닫고 혐오를 부추기는 사회가 어떻게 건강할 수 있나 ?
모든 역사는 한때 현실이었지만, 지금의 현실이 역사적 사건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아버지는 평생 보수 정당을 지지해오셨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 그리고 쿠테타 등을 모두 겪으신 분이다.
보수를 지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셨던 분이다.
나는 당연히 경상도 분이시니 그렇겠지 라고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혹시 트라우마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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