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하지 못한 명령을 군이 거부할 수도 있다는 낭만적인 생각은 버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명령이 내려지면 군은 그대로 행동할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많은 이들이 군대의 다른 모습을 봤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군은 명령대로 했고, 명령대로 철수했다.
국민에 총구를 겨누라면 겨눌 것이고, 전쟁을 하라면 할 것이다.
1980년 광주에서처럼...
이번 일을 계기로 대중이 그 모체가 되는 정당에 더는 투표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버리는 게 좋을 것이다.
대중은 금방 또 잊을 것이고, 민주주의의 위기는 반복될 것이다.
전 세계적인 추세인 극우, 독재 정치는 분쟁을 일으키기 쉬울 것이고, 그것이 끝나야 다시 민주주의가 시작될 것이다.
터져야 할 화산은 터져야 하고, 짜내야 할 고름은 짜내야 하듯...
경제 위기와 민주주의의 위기는 어느 것이 먼저인지 잘 모르겠지만, 늘 반복되는 것 같다.
불안한 대중은 자주 잘못된 선택을 한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가장 중요한 건, 아직 그가 최고 통수권자이고, 그 정당은 이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