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5일 금요일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레드플럼 (Colombia El Paraiso Red Plum) - 커피리브레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레드플럼
(Colombia El Paraiso Red Plum)

커피리브레
(Coffee Libre)


- 농장명 : 엘 파라이소 (El Paraiso)
- 농장주 : 디에고 사무엘 (Diego Samuel Bermudez Tapia)
- 지역 : 카우카, 삐엔다모 (Piendamo, Cauca)
- 재배 고도 : 1850 m
- 품종 : 부르봉 (Bourbon)
- 가공 방식 : Double Anaerobic

- cupping note : 자두 (Plum), 꿀 (Honey), 요거트 (Yogurt), 복합적 (Complexity)


이번에 이 커피를 선택하게 된 것은 cupping note 에 적혀 있는 '요거트' 와 '자두' 라는 항목 때문이었다.
커피에서 '요거트' 향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나는 영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꼭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자두' 향미를 느낄 수 있는 커피들은 많은데, 어떤 분이 쓴 글에서 '쿨피스 자두 맛'이라는 표현을 보고 정말 그 정도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하지만, 가공 방식에 있어서 무산소 공법을 사용했다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었다.
지금까지 무산소 공법을 사용한 커피들을 접했을 때 그 특유의 향 때문에 약간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 커피는 그런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다른 무산소 공법 커피에서 느껴졌던 인공적인 발효취 같은 느낌이 전혀 없었다.

암튼, 커피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이 커피, 정말 요거트 향이 느껴진다. 
설마 느껴질까 싶었는데 정말 느껴진다. 
분쇄 커피에서부터 추출커피, 그리고 마실때에도 요거트 향이 느껴진다.
어찌보면 예전에 아이들이 자주 사먹던 '새콤달콤 카라멜' 맛하고도 비슷하다. 
좀 약하고 부드러워진 '새콤달콤 카라멜' 맛이랄까...암튼, 그렇다.
이런 향미가 느껴진다는 게 참 신기했는데, 하루 이틀 마시면서 느껴보니 요거트 향이 점점 약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일주일쯤 지나면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과일 향미도 분명하게 느껴진다.
분쇄커피부터 마실 때까지...
그런데, 이 향미가 '자두'인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때론, citrus 계열의 상큼한 신맛으로 다가오고, 때론 핵과의 부드러운 과일맛으로 다가오곤 해서 좀 헷갈렸다.
어찌되었건 내게는 '자두'라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밖에 허브 계열의 향이 있었는데, 이런 향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향인지 잘 모르겠어서 좀 답답한데, 커피 양을 좀 많이 했더니 입과 코, 목 안에서 시원하고 화한 느낌이 꽉 차게 다가와서 상당히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런 허브 향들이 처음엔 거의 느껴지지 않았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느껴졌는데, 8일째 되던 마지막 추출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졌다.
이것도 왜 그런건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이 커피에서 내가 가장 좋게 느꼈던 향미는 단맛이었다.
일반적인 단맛이 아니고, 누가(nougat)나 바닐라, 연한 카라멜 같은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었는데, 이 단맛이 앞의 과일맛과 어우러지면서 복합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뭔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cupping note 에는 '꿀'이 적혀 있었는데, 내가 느낀 건 꿀의 느낌은 아니었다.
암튼, 개인적으로 이렇게 과일맛과 단맛이 서로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경우를 나는 참 좋아한다.

그밖에 중간 중간에 시나몬이나 초콜렛 같은 향미를 느끼기도 했었는데, 아마도 나의 오류 아닐까 싶다.
매번 느낀 것이 아니고 한두번 느낀 정도여서 뭐라 말하기가 애매하다.

전반적으로 썩 괜찮은 커피임에는 틀림없는데, 한가지 아쉬운건 시간이 지나면서 향미가 많이 약해지고 개성이 없어지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이다.
8일 동안 커피를 즐기면서, 5일쯤 될 때부터 향미가 약해지는 걸 느꼈다.
뭐 내가 추출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 것일 확률이 가장 크긴 하지만, 이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요거트 향은 처음이 가장 강하게 느껴지다가 날짜가 갈수록 빠르게 약해졌고, 과일맛은 늘 느껴지긴 했는데 점점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복합적인 단맛은 처음엔 오히려 조금 약했다가 중간쯤에 가장 강해졌고 다시 마지막 날에 가까워질수록 약해졌다.
하지만, 이런 느낌들은 개인적인 느낌이라 일반화시킬 수는 없을 것 같다. 

한편, 추출 방식에 대한 부분은 그냥 하리오나 칼리타웨이브 드리퍼 등을 사용해서 푸어오버에 가깝게 추출하는게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쓰다보니 이런 저런 말들을 하게 되었는데, 솔직히 좀 부정확하다.
내가 추출을 잘 하는 사람도 아니고 해서 뭔가 단정짓기는 어렵고 그냥 개인적인 경험치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커피는 분명 매력이 있는 커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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