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7일 토요일

<이것이 인간인가> - 프리모 레비 (Primo Levi)


<이것이 인간인가>
(SE QUESTO E UN UOMO)

프리모 레비 (Primo Levi) 지음

이현경 옮김
돌베개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던 책인데, 이번에 읽게 되었다.
돌베개에서 리커버 판을 새로 만들면서 2000부 한정으로 출간된 책인데, 늦게나마 운좋게 구할 수 있었다.
책이 어떤 내용인지 대략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읽으면서 뭔가 새롭게 알게 되거나 느끼는 것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하여 많은 생각들을 하며 책을 끝마쳤다.
책을 덮으면서 내가 이 책에 대해 과연 따로 부연 설명할 수 있는게 있을까 싶었다.
그저 한번 읽어보라는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모두들 알고 있듯이, 이 책은 작가 프리모 레비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겪은 것들에 대한,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인간이길 포기한, 가장 끔찍한 경험에 대한 냉철한 증언이다.
한 개인의 기록이지만 감상적이지 않고 지극히 객관적인 증언으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우리 독자들은 이런 저자의 증언에 대해, 과거에 이런 끔찍한 일이 있었구나 라고 느끼는 정도로는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현실, 우리 사회는 어떤가 돌아볼 필요가 있고,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이 책 속에 나오는 수용소와 얼마나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지 한번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아마도 저자가 독자들에게 원하는 것중 하나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거나 의미심장하거나, 또는 메세지를 가장 잘 전달해주는 그런 문장들을 따로 발췌하는게 어려웠다.
책에 실려있는 모든 글에서 '이것이 인간인가'라고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읽혀지기 때문에 그저 읽고 또 읽고, 반복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굳이 책속의 구절을 남기자면, 아마도 책 가장 앞에 실려있는 다음의 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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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집에서
안락한 삶을 누리는 당신,
집으로 돌아오면
따뜻한 음식과 다정한 얼굴을 만나는 당신,
    생각해보라 이것이 인간인지.
    진흙탕 속에서 고되게 노동하며
    평화를 알지 못하고
    빵 반쪽을 위해 싸우고
    예, 아니오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죽어가는 이가.
    생각해보라 이것이 여자인지.
    머리카락 한 올 없이, 이름도 없이,
    기억할 힘도 없이
    두 눈은 텅비고 한겨울 개구리처럼
    자궁이 차디찬 이가.
    이런 일이 있었음을 생각하라.
당신에게 이 말들을 전하니
가슴에 새겨두라.
집에 있을 때나, 길을 걸을 때나
잠자리에 들 때나, 깨어날 때나.
당신의 아이들에게 거듭 들려주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 집이 무너져 내리고
    온갖 병이 당신을 괴롭히며
    당신의 아이들이 당신을 외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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