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앞의 생 (La Vie devant soi)
에밀 아자르 (Emile Ajar)
용경식 옮김
문학동네
- 비주류 인생들의 아름다운 슬픔, 사랑, 그리고 삶의 이야기
오래전 단골 커피집 책꽂이에 꽂혀있던 책을 유심히 봐두었다.
<자기앞의 생>...
그리고 지난 국제도서전에서 이 책을 구매하여 읽어봤다.
역시 기대했던대로 멋진 작품이었고, 반복해서 읽으면서 모모와 로자 아주머니, 그리고 사회 비주류 인생들의 남루한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말장난처럼 느껴지던 '아름다운 슬픔'이라는 표현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와닿았고, 사람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반복되는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또한, 중간 중간 모모가 상상하는 장면들을 통해 그의 심리를 표현해낸 것도 아주 흥미로운 요소라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은 사랑없이도 살 수 있냐고 질문했던 모모는 스스로 그 답을 한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없이는 살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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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내가 무서울때 숨는 곳이야."
"뭐가 무서운데요 ?"
"무서워하는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건 아니란다."
나는 그 말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거지."
"무엇하나 진짜가 없는 이 서커스의 세계는 인간 현실과는 동떨어진 행복의 세계였다."
"거꾸로 된 세상, 이건 정말 나의 빌어먹을 인생 중에서 내가 본 가장 멋진 일이었다. 나는 튼튼한 다리로 서 있는 생기있는 로자 아줌마를 떠올렸다. 나는 좀더 시간을 거슬러올라 아줌마를 아름다운 처녀로 만들었다.
그러자 눈물이 났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핥아먹었다. 기분이 별로였다. 그럴때면 맛있는 것이 더욱 맛있어졌다. 여러 번 그런 적이 있었다.
죽고 싶어질 때는 초콜릿이 다른 때보다 더 맛있다."
"나는 그와 함께 한동안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고, 그것은 프랑스의 것이 아니었다. 하밀 할아버지가 종종 말하기를, 시간은 낙타 대상들과 함께 사막에서부터 느리게 오는 것이며, 영원을 운반하고 있기 때문에 바쁠 일이 없다고 했다.
매일 조금씩 시간을 도둑질당하고 있는 노파의 얼굴에서 시간을 발견하는 것보다는 이런 이야기 속에서 시간을 말하는 것이 훨씬 아름다웠다.
시간에 관해 내 생각을 굳이 말하자면 이렇다.
시간을 찾으려면 시간을 도둑맞은 쪽이 아니라 도둑질한 쪽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하밀 할아버지가 노망이 들기 전에 한 말이 맞는 것 같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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