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En attendant Godot)>
저자 : 사뮈엘 베케트 (Samuel Beckett)
역자 : 오증자
민음사
그런데, 읽어보니 참 당혹스러웠다.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
결국 "부조리극"이라는 개념을 찾아 참고하면서 다시 작품을 읽어보게 되었다.
* 부조리극 작가들의 공통된 입장 :
즉, 인간이 어떤 목적을 발견하고 자신의 운명을 제어하려는 몸부림이 헛될 뿐이라는 비관적인 입장을 함께하고 있었다.
이 견해에서 볼 때 인간은 절망과 혼동, 불안을 느끼고 있는 버려진 존재이다.
읽으면서 내가 느낀 건, 기다림과 망각, 그리고 무의미의 이야기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우리 삶이 기다리고 또 잊고하는 과정, 그러니까 뭔가 대단한 것 같아도 대부분 삶이라는 게 기다림과 망각의 반복이고 그로인해 무의미한 무엇 아닌가라고 작가가 말하는 것 같았다.
기다림의 대상인 '고도'가 사람들이 원하는 모든 것일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 실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구나 생각도 들었다.
암튼, 그 길이는 매우 짧지만, 내용은 참 버거운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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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 확실한 건 이런 상황에선 시간이 길다는 거다.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우린 온갖 짓거리를 다해가며 시간을 메울 수밖에 없다는 거다.
뭐랄까 얼핏 보기에는 이치에 닿는 것 같지만 사실은 버릇이 되어버린 거동을 하면서 말이다.
넌 그게 이성이 잠드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짓이라고 할지 모르지.
그 말은 나도 알겠다.
하지만 난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성은 이미 한없이 깊은 영원한 어둠 속을 방황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말야.
너 내 말 알아듣겠냐 ?"
...
...
"포조 : (버럭 화를 내며) 그놈의 시간 얘기를 자꾸 꺼내서 사람을 괴롭히지 좀 말아요 !
말끝마다 언제 언제 하고 물어대다니 !
당신, 정신 나간 사람 아니야 ?
그냥 어느 날이라고만 하면 됐지.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저놈은 벙어리가 되고 난 장님이 된 거요.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우리는 귀머거리가 될 테고, 어느 날 우리는 태어났고, 어느 날 우리는 죽을 거요.
어느 같은 날 같은 순간에 말이오.
그만하면 된 것 아니냔 말이오 ?
(더욱 침착해지며) 여자들은 무덤 위에 걸터앉아 아이를 낳는 거지.
해가 잠깐 비추다간 곧 다시 밤이 오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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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부조리극 (다음백과사전)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10b113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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